산행기

설악산 - 장수대~십이선녀탕

안동인 2005. 7. 1. 10:45

대승령을 바라보며
 

월 26일 일요일 새벽 5시 30분 기상

어제 늦은 귀가로 다소 피곤하리라 생각했으나 이른 아침의 기상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오늘은 산행 친구들과 설악산으로의 산행이 계획된 날, 휴일마다 달아나는 서방에 이젠 나름대로 이력이 생긴 마눌님은 아직 깊은 밤중이다. 잠자는 사자 콧털 건드려 좋을일 없지.

다년간의 경험(?)으로 나름의 지혜는 터득한 몸, 고양이 걸음으로 어제 늦은 밤 챙겨 놓은 행장을 확인해 본다. 이상 없음이다. 세면을 끝내고 선식 한그릇으로 이른 조반을 대신하고 약속장소로 이동했다. 오늘아침은 여유만만이다. 이른기상에 휴일이라 도심을 향하는 버스는 거침이 없다.

 

약속시간 10분전 도착,

이미 꽤 여러명의 친구들이 버스밖에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대화삼매에 빠져 있다. 반갑게 수인사를 하고... 인원 점검이 끝나자 예정보다 10분이 늦어진 7시 10분,  드디어  십이선녀가 노닌다는 설악산으로 출발 했다. 산행코스는 장수대를 출발 대승폭포 - 대승령 - 안산 - 십이선녀탕 - 남교리 코스로 예정 산행시간은 6시간이다. 10여년전 회사 동료들과 한번 경험한적 있는 코스라 그리 낯설지는 않은 코스. 매표소 앞에 집결하여 어설픈 국군 도수체조와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잠시 산행장비와 식수를 다시한번 점검하고 산행길에 들었다.

 

불길하게(?) 오늘 일기예보는 맞으려나?

하늘이 금방이라도 비를 내리려는 듯 찌푸리고 있었고 가는 솔가지 마저 흔들림 없는 바람 한점 없는 날씨다. 아마 무더위로 고생을 할지도 모르는 날씨다. 몇몇 여인들의 짐들을 넘겨 받아 베낭에 넣자 금방 베낭이 가득차고 제법 묵직해진다. 언제나 처럼 초기 후미에 위치하여 정상을 향했다. 사십여명의 긴 행렬이 넓지 않은 등산로를 가득히 매운다.

호흡을 조절하며 금방 대승폭포에 다달았다. 예상대로다. 가뭄으로 폭포는 말라 있었고 한방울의 물도 흐르지 않고 있었다. 전망대에 오르자 아쉬운 감이 없지 않으나 깎아지른 붉은 절벽과 그 아래 작은 沼를 본것으로 위안하고 대승령을 향했다. 후미의 산행 속도가 늦다. 아마도 예정대로의 산행이 어려울 듯 한데 산행대장의 호출이 있다. 후미는 안산등정이 어려우니 능력이 되는 선두 그룹만 안산을 오르는 것으로 하자. 좀 억울하긴해도 전체가 안산을 오르긴 어려울 듯하다.

 

선두에서 오르기 시작하자 금방 몇몇 친구들이 따르기 시작한다. 대승령을 단숨에 오른 친구들은 나를 포함 7명, 잠시 후 대장이 올라오고...선두 다섯사람만 안산을 오르기로 했다. 여자친구 두분은 안산을 다녀온 경험이 있다하여 갈림길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하고...안산으로 오르기 시작하자 다소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구름도 제법 걷히고... 하느님이 보우하사인가 선한 친구들이 많아서일까? 산행 중 일기로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거의 없다. 역시 오늘 산행의 백미는 안산정상 정복이었다. 곳곳에 아름다운 주목 군락이며, 낮은 풀들, 작은 들꽃들의 조화는 오직 神만이 그려낼 수 있는 아름다운 그림이었다. 절벽 돌틈에는 에델바이스로 잘못알고 있던 손톱만한 작은 솜다리 꽃이 피어 있었고, 하얀 산목련이 피는가 하면 한줄기 바람에 흰 안개가 계곡을 타고 정상으로 치닫고 있었고 이따금 구름속에서 청옥빛 하늘이 손바닥 만큼씩 보이기도 했다. 안산의 절경에 몽롱히 취해 있다 갈림길로 내려오자 그제서야 후미 친구들이 갈림길에 들어 섰다.

 

갈림길을 조금지나 중식을 한후 하산길에 들기로 하였다. 자리를 깔고 도시락들을 펼쳐 놓자 산해진미가 쏟아진다. 못먹는 술 한잔과 커피한잔, 그리고 후식으로 과일 몇조각 까지 잘 얻어(?) 먹고 하산길에 들었다. 사실 이번 코스는하산길이 매우 지루한 곳이다. 10여년전 동료들과의 산행에서도 하산길에 어려움을 겪은 동료들이 있었다. 예상대로 하산길은 바위길의 연속이다. 가뭄탓으로 계곡의 물소리 마저 끊어졌고...한참을 내려오자 그제서야 계곡에 물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잠시 수량이 많은 계곡에 들어 양말을 벗고 발을 담그자 이내 찬 기운이 가슴속까지 식혀내고... 그 순간만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은 순간이었다.

 

잠시 휴식으로 피로한 다리를 쉬고 재충전을 한 탓인가 하산길이 한결 수월하다. 금방 우뢰와 같은 물소리와 함께 폭포가 보이기 시작하자 환호성을 지르며 폭포로 내달았다. 선녀탕에는 선녀님들이이미 떠나고 없었다. 나뭇군도 필요 없을 수 밖에....

계곡을 타고 내려오다  작은 폭포가 흐르는 바위뒤로 숨어들자 깊지 않은 沼가 나타나고 옷을 입은 채 물속으로 텀벙 뛰어들고 말았다. 그 시원함, 그 상쾌함을 어이 필설로 다 표현하랴! 젖은 옷들은물만 대충 짜 입고 하산길로 들어 목적지 남교리에 도착하니 이미 옷은 다 말라 있었고 장장 7시간여의 산행은 끝나 있었다.

 

간단하게 목을 축이고 귀경길에 올랐다.

예상대로 엄청난 체증이 시작되었지만 장시간 산행을 무사히 끝낸 후의 즐거운(?) 뒷풀이로 장장 7시간의 긴 귀경길이 그리 지루하지만은 않았다. 다만 이른 새벽의 폭우가 귀가에 조금의 장애가 되긴 하였지만...

친구들과의 산행은 늘 내게 재 충전의 기회와 삶의 활력소가 된다. 그래서 나는 또 다시 다음 산행을 손꼽아 기다린다. 즐거운 마음으로.

                                                                               2005년 7월 1일

 


아름다운 솔
 
 

안산 갈림길
 
 

복숭아 폭포
 
 

폭포
 

주목과 고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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