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산행기 - 금원산과 기백산

안동인 2005. 8. 11. 17:51


 

금원산 정상

 금원산(金遠山:1353m)은 행정구역상으로 경상남도 거창군 위천면과 북상면, 함양군 안의면에 걸쳐 있고 남으로는 기백산(箕白山, 1331m)과 남령을 거쳐 남덕유산(南德裕山, 1503m)과 이어져 있다. 또한 금원산에는 성인골(聖人谷) 유안청(儒案廳)계곡과 지장암에서 유래된 지재미골이 있고, 이곳에서 흘러 내리는 물이 상천(上川)리에서 합수하여 상천(上川)이 되어 위천면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고 한다.

 

 유안청계곡으로 거슬러 오르기 시작했다. 유안청이 자리한 유안청 계곡은 '거창 제1의 계곡'이며 옛 선비들의 쉼터로서 유안청폭포를 비롯한 소ㆍ담이 주변 숲과 어우러져 빼어난 산악경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유안청 폭포를 지나 무명폭포까지 약 2.5km에 수많은 소·폭·담들이 울창하고 아름다운 숲과 어울려 탄성을 절로 자아내게 했다. 유안청 계곡은 1950년대 덕유산에 집결한 남부군 5백 여명이 지리산으로 가는 길에 이 계곡에 모여 목욕하였던 곳이라 한다. 지금은 계곡을 따라 평상과 야영장을 만들고, 산막들을 지어 유안청을 사계절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유안청 1폭포

 유안청폭포는 장관이었다. 발을 담그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물이 차고 깨끗하다. 유안청폭포의 본래 이름은 가섭도폭이었다. 옛날 금원산에 자리한 가섭사에서 비롯된 이름이 조선시대에 들어 유생들이 지방 향시를 목표로 공부하였던 공부방 격인 유안청이 자리해 유안청 계곡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유안청 폭포는 3층 폭을 이루는 길이 190m되는 臥瀑과 直瀑이 있다. 높이 80m의 직폭은 유안청 제1폭포, 길이 190m의 와폭인 제2폭포는 붉은 빛깔을 띤 화강암을 깔고 쏟아져 내리는 물결모양이 마치 노을바탕에 흰구름이 떠 흐르는 것 같아하여 '자운폭포'라고도 한다.

 

 폭포를 지나고 중턱의 林道를 지나 정상으로 치닫기 시작하며 장난기가 발동한다. 착한 처남댁을 골탕을 좀 먹여야겠다. 호흡을 조절하고 발걸음에 가속도를 붙이기 시작했다. 모르긴 해도 오늘 욕 좀 볼거다. 정상무렵까지 한달음에 올랐다. 네살 아래 작은 처남이 오기가 발동한 듯 연신 거친 숨을 내쉬며 뒤를 따라 붙었다. 예상대로 처남댁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니 큰 처남도...


 윗도리를 벗어 던지고 계곡에서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에 취해 있다 인기척에 내려다 보니 그제서야 큰처남과 처남댁이 보이고 이내 정상무렵에 도달했다. 그런데 웬걸 처남댁이 아니라 처남이 지친 표정이다. 전날 직원송별식에서 늦은 술자리가 있던 탓이란다. 처남댁의 호흡은 오히려 평온(?)하다. 작전실패, 처남댁은 매일 2시간여의 걷기와 1시간여의 수영으로 단련되어 있었다.
남은 250여 미터의 정상은 작은 처남과 오르기로 했다. 처남댁과 큰처남은 자주 오던 곳이므로...

 

 금원산에는 금빛나는 원숭이가 날뛰며 피해를 많이 주어 어느 도승이 원숭이를 잡아 바윗 속에 가두었다고 금원암이 있다. 낙엽송등 인공조림지와 천연림으로 조화롭고 등상로는 한적하여 좋았다.  3시간여 산행에 단 3명의 등산객과 마주쳤었다. 좁다란 등산로 옆으로 키를 덮을 정도로 울창하게 풀들이 섰고, 푸른 초장과 저 멀리 남덕유의 산맥들이 희미하게 보이고...

 

 금원산을 정상을 지나 기백산(해발 1,331m)으로 발길을 재촉 했다. 기백산의 풍광은 금원산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능선길은 대체로 완만한 편이다. 주능선에 올라오면 깊고 푸른 숲속에 숨은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이름 모를 새들이 울고 계곡을 타고 오르는 시원한 바람이 있었다. 능선에서 내려다 보는 평원의 조망은 폐부까지 시원하게 뚫어 놓느다. 새들의 장난으로 손톱만한 푸른 도토리가 떨어진 산록의 경사 급한 길을 지나 정상능선은 펑퍼짐하고 모난 데가 없는 넓은 평지라 기백평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산세는 정상까지 이어지고 있다. 정상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고 덕유산 능선이 바라보이는 조망은 일품이다. 금원산에서 오르다 보면 암릉을 만나게 되고 거대한 판석형 암석을 차곡차곡 포개어 놓은 듯한 경관을 보이는데 이는 거대한 누룩을 포개놓은 듯한 모양 때문에 누룩덤이라고 한다. 긴 세월의 연륜은 침식 퇴적의 작용으로 노출된 암반에는 고추 잠자리가 한가로이 오수에 졸고 있었다.

 

 정상에서 베낭을 열고 준비한 과일 몇 조각으로 허기를 달래고 하산길에 들었다. 지난 몇일간 내린 비에 숲길이 매우 미끄럽러운데 살림꾼 처남댁이 '참취'를 발견하여 한봉지 가득 취를 채취하고 해가 서산으로 질 무렵에야 6시간여의 산행을 끝냈다.


 저녁상에는 생취쌈으로 파티가 벌어지고...
그날 밤은 푸른 숲속의 통나무 산막에서 깊고 편한 잠속으로 빠져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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