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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월요일 가을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쾌청하게 깨어 났다.햇살도 눈부시고... 일요일 주왕산행 계획이 아침부터 내린 가을비로 수포로 돌아감을 아쉬웠었으나 주말산행의 피로가 말끔히 씻어내고 맞이하는 아침은 새털처럼 몸이 가벼워져 있다. 일요일 산행을 함께 하려던 친구들은 귀경해 버렸지만 월요일은 휴가를 낸터, 혼자서 주왕산 산행길에 나섰다.
지난 주말 친구가 찍은 주산지의 단풍이 너무나 아름다워 버스를 세번이나 갈아타고 부동면에 도착. 시골길을 삼십여분을 걸어 주산지로 향했다. 산기슭 과수원에서는 가을햇살을 받은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고 낡은 스레트 지붕을 넘어 보이는 감나무에는 노란 감들이 가지가 찢어질 듯 달려는가 하면 맑은물이 흐르는 개울가에는 억새 무리가 흰 머리를 날리며 群舞를 추고 있었다. 주산지 입구에 도착. 월요일 이른 시간이라 진입로는 한산한 편이다. 낮이 짧아지고 교통이 불편한 곳이라 서둘지 않으면 계획에 차질이 있을까 보아 길이 힘들어 승강이를 하며 남은 길을 묻는 초로의 부부를 뒤로하고 빠른 걸음으로 주산지에 도착했다.
아! 그러나 주산지에는 단풍이 이미지고 없었다. 어제 또 한계절의 종말을 재촉하는 비와 바람에 秋風落葉이 되고 말았나 보다. 앙상한 가지가 들어난 검은 裸身을 물속에 담그고 선 왕버들과 수면위에 떨어진 채 왕버들 주변에 수북히 쌓인 채 바람결에, 또 물결을 따라 흔들이고 떠다니는 낙엽들을 바라보며 거역할 수 없는 세월과 흐름을 인식하며 택시를 이용해 주왕산으로 이동했다. 다시 찿은 주왕산은 청자빛 하늘, 기암, 급수대, 시루봉, 학소대, 를 거치는 동안 은행잎 사이로 보이는 암봉, 맑은 폭포가 떨어져 潭을 이루고 潭이 넘쳐 흐르는 물위에는 낙엽이 따라 흐르고 있었다. 후리메기 계곡으로 들어가며 아름다운 단풍을 기대했으나 이미 단풍은 져 버리고 낙엽이 발길 아래에서 고통스러운 바스락 소리를 내고 있었다. "올해 주왕산 단풍 산행은 실패다" 아쉽지만 단풍구경을 접고 발걸음을 내원마을로 돌렸다. 경북 청송군 부동면 상의리 내원동 내원마을. 3폭포를 지나 구불구불 산길을 가메봉을 향해 걸어오르노라면 마침내 내원마을에 다다르게 된다. 임진왜란을 거쳐 6·25전쟁 이후 한 때 70여가구 50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살았다는 400년 전통의 내원마을은 문명의 발달이 주민들을 大處로 내몰았다. 전기도 전화도 없고, 물건을 사거나 병원에 가려면 한시간 이상 산길을 걸어가야 하는 불편은 주민들이 하나둘씩 마을을 떠나게 만들었다.지난 4월 봄의 문턱에서 ?O은 내원마을은 달랑 일곱가구가 산꾼들을 상대로 차를 팔거나 두부, 김치를 안주로 막걸리를 팔기도 하고 오지마을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으려는 등산객들도 하룻밤 묵어갈 곳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0여년 전부터 ‘오지마을’로 유명세를 타면서 관광객이 몰리고
그것이 화근이 되어 국립공원 내 자연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마을 전체에 疏開결정을
내려 7월 까지는 이주를 완료하여야 하며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몇몇 집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내려
왔었다. 내원분교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인지 오래라도 바람따라 흘러드는 산꾼들이 도란도란 밤을 새던 곳.
돌아갈 곳을 잃었던가 移住를 미룬 내원산방 통나무집
道士를 닮은 노인이 끓여내는 千日茶 한잔 언 손이며 속을 녹이고...
작은 校舍로 들어가면 낡은 손풍금, 임자 잃은 책걸상 녹슨 무쇠 난로가 정물화로 그려지고 황토벽에 검은 녹이 슨 벌목도가 섰다.
검은 입을 벌린 아궁이에서 붉은 불길이 피어 오를듯도 한데 移住가 끝난 집터 게으른 짐꾼은 처마끝에서 졸음겨워 있다.
갈대숲 너머로 산그림자 지면 산촌의 밤은 이미 코 앞인데 가을날 기나긴 밤 어이 홀로 지새시려나 상현달은 하마 중천에 떠 있었다.
내원마을은 조만간 역사속으로 사라져 갈 것이다. 가끔씩 기억속에서나 만날 수 있을까? 설레어 나섰던 주왕산 단풍산행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내원마을의 운명을 생각하며 착찹한 심정으로 돌아 왔다.
그러나 어이하랴! 생노병사가의 인간의 윤회가 森羅萬象, 天地萬物 구분 없이 돌고 돌기를
바라고 믿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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